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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소식

2013년 제2차 "네팔에 심은 한국의 꿈" : 박은수님의 "신의 축복이 함께했던 네팔 현지 봉사 이야기"

신의 축복이 함께했던 네팔 현지 봉사 이야기

 

 

박은수

 

 

 

 

작년부터 고대했던 네팔현지봉사 활동을 다녀오고 이렇게 앉아서 소감문을 쓰고 있지만 우리가 네팔에서 지냈던 시간이 꿈결 같아서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히말라야 사진으로 익히 눈에 익었던 담푸스라는 호젓한 마을에서 아이들과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뜻 깊은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은 올해 들어 나에게 가장 큰 핫이슈였다.

 

그 동안의 국제교류 및 봉사활동은 언제나 큰 단체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자 자격으로 함께하였는데

이번 경우는 행사를 준비하고 인솔하는 큰 직분을 맡았다. 감사함과 설렘으로 가득 찼던 상반기가 쏜살같이 지나가고 벌써 8월이 성큼 다가왔다. 회원 분들께서 마음을 모아 보내주신 기부물품과 우리 참여자들이 함께 네팔에서 지내면서 먹을 식량 및 단체 물품 등 어마어마한 양의 물품을 가득 싣고 신들의 나라 네팔로 향했다.

 

반나절 걸린 긴 비행 만에 네팔 유일의 국제공항인 트리뷰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가장 먼저 크게 호흡을 했다. 낯선 내음과 허름한 공항. 준비된 차량을 타고 굽이굽이 길을 나섰다.

네팔인이지만 한국인으로 귀화한 나민경씨네 집에서 하룻밤 묵은 다음 우리의 목적지인 담푸스를 가기 위한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카두만두에서 그린버스를 타고 장장 7시간 넘는 시간을 내달린 후에야 포카라에 도착하였다.

도착한 포카라에서는 다시 지프차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비탈진 산길을 올라가서 담푸스에 도착하였다.

 

한국에서 출발한지 만 이틀 만에 도착한 담푸스는 그야말로 오지산골 중에 오지산골이었다.

 

아직 초저녁임에도 불구하고 한 톨의 불빛조차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걸었다. 담푸스에서 도착해서 보낸 첫날밤은 긴장되지만 함께 라는 끈끈한 정을 느끼며 그렇게 잠이 들었다.

 

 

 

 

오전 일정은 트레킹 혹은 오후 자원봉사활동 준비 및 자유 시간으로 보냈으며, 점심식사 이후 시간은 학교에서 우리문화를 교육봉사 하는 시간으로 살뜰하게 준비되어있었다. 전기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았던 까닭에 준비했던 미디어자료를 활용하면서 수업을 진행할 수 없었지만, 아이들의 관심과 애정만으로 충분히 교감할 수 있는 수업으로 채워졌다.

9학년에게는 한국의 전통무용, 한국의 전통놀이, 문화재, 우편제도 등 다채로운 한국문화 수업이 진행되었으며

10학년은 한국어 수업이 집중적으로 진행되었다. 아이들은 우리의 단어 하나, 발음 하나 까지도 옮겨 적으며

열정적인 모습으로 수업에 임해주었고 봉사자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였다.

 

이번 봉사활동 활동 중 담푸스 지역주민들 삶의 질과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마을을 조사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마을조사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운영이 매우 열악한 한 학교를 방문하게 되었으며 학생들 및 지역주민들에게 넉넉하게 기부물품을 전달했다. 또한 부족한 선생님을 신규 채용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후원할 것을 약속하였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MOU를 체결했다.

 

관광객의 입장에서 담푸스를 방문했더라면 전혀 알 수 없었을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카스트 제도의 굴레 속에서 여전히 잔존하는 신분의 차별, 오랜 남존여비 사상으로 인해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여성들의 모습, 놀 거리가 없는 아이들과 일거리가 없는 사람들. 그 작은 마을에서도 빈익빈부익부가 심하였고 못 사는 이와 잘 사는 이의 삶은 큰 차이를 보였다.

 자본주의 사회구조에 익숙해진 터라 종교와 전통적 관습에 따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만감이 교차했다.

오랜 시간동안 전승되었던 전통의 가치가 유지되면서도 최소한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받을 수는 없는 것일까?

 

아름다운 마을 이면에는 이야기를 체득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단기적인 학교 및 지역마을 봉사활동만으로는 그네들의 삶의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제시하여 실질적으로 일상에서 변화를 불러일으키기 어려웠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꾸준히 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지 활동가가 제 역할을 수행하면서

 끊임없이 마을사람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전달해야 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오랜 시간을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도출되었다.

 

그에 반해 나마스떼! 웃으면서 인사하는 마을 사람들과 수줍어했던 아이들의 미소에는 삶의 그늘이나 무게가 느껴지지 않고 무척이나 평화로웠다. 비록 삶의 수준이나 경제적 여유는 우리보다 못하지만 매일 웃으면서 상대방에게 당신의 신에게 경배하며 마음의 여유가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언제나 신의 가호가 함께하는 이들과 지내는 네팔에서의 기간 동안 나 또한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해맑게 웃으면서 그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했던 네팔에서의 거의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한국에 돌아갈 때 쯤 되어서야 나마스떼라는 단어 안에 신들의 축복이 들어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네팔의 찬란한 문화도 아니고 웅장한 자연경관에서 오는 감동보다는 나마스떼 라는 인사에서 주는 깊은 여운에 상당히 매료되었다. 작년부터 나마스떼라는 말을 읊조리면서 시작했던 네팔현지 봉사활동은 그렇게 나마스떼! 라는 단어로 마무리 되었다. 함께 했던 분들 그리고 우리가 만났던 지역주민들과 도움을 주셨던 모든 분들게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나마스떼!